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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근원적 생명성과 우주의 영원성을 배경으로 한 이세현의 ‘빛나고 흐르고 영원한 것’

생성과 소멸의 순환 속에서 삶의 무상함을 인지하면서도, 희망을 찾고자하는 작가의 예술적 변화 엿볼 수 있어

등록일 2024년11월28일 11시22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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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근원적 생명성과 우주의 영원성을 배경으로 한 이세현의 ‘빛나고 흐르고 영원한 것’에 대한 작품 이야기

동양의 전통 산수화와 서양의 극사실 기법을 결합한 이세현 작가의 '붉은 산수' 연작, 생성과 소멸의 순환 속에서 삶의 무상함을 인지하면서도, 희망을 찾고자하는 작가의 예술적 변화 엿볼 수 있어

 

 


이세현, Beyond Red-024OCT01, Oil on Linen, 250cm x 250cm, 2024

 

 

사비나미술관이 2024년 마지막 전시로 11월 27일부터 내년 1월까지 '붉은산수' 연작으로 잘 알려진 이세현 작가의 개인전을 연다.

 

삶과 존재의 의미를 성찰하는 이번 전시에서 이세현 작가는 동양의 전통 산수화와 서양의 극사실 기법을 결합한 이세현 작가의 '붉은 산수' 연작을 비롯해 캔버스 작품 168점과 드로잉을 포함해 총 198점의 작품이 전시한다. 특히 2층 전시장에는 주제적 변화가 돋보이는 '붉은 산수' 연작, 3층 전시장에는 150점으로 구성된 연작을 새롭게 만나볼 수 있어 흥미롭다.

전시 제목은 관객이 길을 잃지 않고 작품을 따라갈 수 있는 등대와도 같다. 시적이고 함축적으로 표현된 제목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측면에서 작가의 예술세계를 비추는 등대 역할을 한다. 이렇게 전시 제목에 담긴 빛, 흐름, 영원성이라는 세 가지 요소는 각각 독립적인 의미를 지니면서도,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조화를 이루며, 자연과 우주의 관점에서 삶과 존재의 의미를 성찰하도록 유도한다. 연작은 수평선처럼 일렬로 배치되어, 바다와 지평선이 만들어내는 끝없는 연결성을 은유한다. 인간의 삶과 존재는 밤바다의 파도처럼, 생성과 소멸의 과정을 반복한다는 생명의 순환적 속성과 무상함에 대한 사유를 이끌어낸다. 작가는 사랑하는 이들의 눈 감은 모습을 통해, 삶의 일시성과 존재의 소멸 속에서도 기억과 사랑이 예술을 통해 영속됨을 보여준다.

 



 

“작가의 작품세계 변화는 단순한 주제나 형식의 변화가 아니라, 작가의 내면적 성장과 철학적 사유의 깊이를 반영하는 심오한 과정이다. 작가의 내적 변화는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들에서도 반영되었다. 이전 작품에 등장했던 군함, 포탄, 핵무기 실험, 비무장지대 DMZ 풍경, 휴전선 인근 임진강 풍경 등 사건 중심의 사회적 사건이나 이념 양극화를 직접적으로 드러냈던 강렬한 상징성을 지닌 서사가 화면에서 거의 사라졌다. 대신 별, 구름, 은하수와 같은 자연 현상과 그 안에서 느껴지는 정서적 울림과 순수한 감정을 표현하는 이미지가 그 자리를 채웠다. 이전 작품에서 현실의 부정적 요소를 비판적으로 직시했던 작가가 이제 그 비판의 힘을 확장하여, 자연과 우주의 섭리를 통해 삶의 가치를 탐구하고 이를 발견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현실의 고통 속에서도 삶의 아름다움과 순수함을 발견하려는 긍정적 시선으로 전환된 것이다. 이러한 작품세계의 변화는 삶과 죽음, 생성과 소멸의 순환성이라는 근본적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시도이며, 인생의 경험을 통해 얻은 깨달음과 성찰을 반영하는 성숙과 발전의 과정이다. 이 전환은 작가의 세계관을 더욱 풍부하고 심오하게 만들며 그의 시선이 특정 시대나 사건에 국한되지 않고, 보편적이고 초월적인 범우주적 차원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The Sea Line(해안선)연작, Oil on Linen, 각 40.9x31.8cm, 2023-2024


해안선의 상징으로 일렬로 설치된 'The Sea Line(해안선)'연작 전시 전경

 

작가가 지향하는 순수, 이상, 희망, 영원한 가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상으로 이번 전시에서 중요한 모티프로 나타나게 된다. 작가는 윤동주의 "서시"와 "별 헤는 밤"의 시 세계에 담긴 절대적인 의지와 순수한 정신, 삶에 대한 성찰에 깊은 감명을 받았으며, 시에 등장하는 '별'의 이미지에 큰 영향을 받았다고 말한다. 작가는 밤하늘의 별들을 바라보며 유년 시절의 기억과 고향 상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자연과 우주에 대한 경외감을 화폭에 담아냈다. 작품 속 별은 잃어버린 고향을 향한 회귀의 열망이자 모성의 따뜻함과 보호, 새로운 희망을 추구하는 상징물로, 상실과 그리움을 회복과 치유로 전환하는 원형적 힘으로 작동한다.

 


이세현, Beyound Red - 024JAN01, Oil on Linen, 250cm x 250cm, 2024

 

이처럼 이세현 작가는 이전에 분단된 현실과 이념 갈등, 사회적 이슈를 주로 다루었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내면적 성찰과 존재에 대한 사유에 집중한다. 자연과 우주의 관점에서 삶과 존재의 의미를 성찰하는 신작에는 별, 은하수, 촛불 등 빛을 상징하는 소재들이 등장한다. 생성과 소멸의 순환 속에서 삶의 무상함을 인지하면서도, 희망을 찾고자 하는 이세현 작가의 내적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이세현, Beyound Red - 024JUN01, Oil on Linen, 250cm x 250cm, 2024

 

전시를 한창 준비 중에 이세현 작가는 '붉은산수' 작품 이미지가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 독일판 표지로 채택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이세현 작가는 1967년생으로 홍익대학교 회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영국 런던 첼시예술대학교 대학원을 마쳤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2024년 독일 쾰른의 미하엘 호어바흐재단, 2023년 독일 베를린의 Bermel von Luxburg Gallery, 2020년 싱가폴과 서울의 더 컬럼스 갤러리, 2019년 노르웨이 베르겐의 쿤스트 홀314 등 다수의 개인전을 가졌다. 주요 기획전으로는 Berlin Meets Seoul (베르멜 폰 룩스부르크 갤러리, 초이앤초이 갤러리, 베를린, 독일), 2021년 Border Crossings- North and South Korea, Art from The Sigg Collection (쿤스트 뮤지움 베른, 베른, 스위스), 2020년 Korean Eye (사치갤러리, 런던, 영국), 2019년 뜻밖의 발견-Serendipity (사비나미술관, 서울), 2018년 경기 아카이브_지금 (경기미술관, 안산), 2017년 코리아 투머로우 2017: 해석된 풍경 (성곡미술관, 서울), 2016년 혼혈하는 지구, 다중지성의 공장 (부산비엔날레, 부산), 2014년 Sweet Dew-since 1980 (광주비엔날레, 광주), Neo-Sansu (대구미술관, 대구) 등이 있다. 주요 작품 소장처로는 미국의 뱅크 오브 아메리카 본사, 스위스의 버거 컬렉션, 율리시그 컬렉션, 영국의 올 비주얼 아트, 카랄리에트로이 컬렉션,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 아트 컬렉션, 로레인배릭 컬렉션, 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 한국의 국립현대미술관 등 전 세계 여러 유명 컬렉션에 소장되어 있다. 2014년 제 11회 하종현미술상을 수상한 바 있다. ANN

 

이세현 작가

자료_ 사비나미술관

 

■ 전시명 : 이세현 개인전 《빛나고 흐르고 영원한 것》

■ 전시 기간 : 2024년 11월 27일(수) – 2025년 01월 18일(토)

■ 전시 장소 : 사비나미술관 기획전시실 (서울시 은평구 진관1로 93)

■ 참여 작가 : 이세현 ■ 주최/주관 : 사비나미술관 ■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안정원‧김용삼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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