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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두호 주거문화 논단> 우리의 주거문화, 아파트를 말하다 05

도시와 건축을 통합적으로 디자인하는 새로운 설계를 시도하다.

등록일 2020년04월21일 08시23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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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두호 주거문화 논단> 우리의 주거문화, 아파트를 말하다 05

도시와 건축을 통합적으로 디자인하는 새로운 설계를 시도하다.

 


 

1990년대 중반 이후의 주택시장은 다시 침체기를 맞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1988년부터 1992년까지 총 272만 호의 주택을 건설했으며, 이후에도 1995년까지 연 60~70만 호의 건설로, 1997년 주택 보급률은 92%에 이르게 된다. 여기에 더하여 국가적으로 닥친 IMF로 부동산 시장이 거의 붕괴 국면에 들어섰다. 대다수의 건설업체들은 이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아파트의 상품 가치를 높이려는 시도했는데, 이때가 주택시장이 공급자 주도에서 수요자 주도로 전환하는 시점이다.

 

이후 우리나라 아파트 디자인은 상당히 다른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지속해서 지적되어 왔던 아파트단지가 가진 여러 문제점, 즉 아파트 단지 상호 간 및 도시 공간과의 분리, 단조로운 도시 경관, 획일적인 주거 환경 등을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이 본격적으로 전개했다. 대한주택공사(현 LH공사)는 마스터 아키텍트(Master Architect, MA)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도시와 건축의 통합설계를 시도했다. MA 제도는 몇 개 혹은 몇 십 개의 블록으로 구성된 넓은 지역을 일단의 단지로 개발하고자 할 때, 한 사람의 총괄 계획가가 전체 단지에 일관된 계획 개념을 실현할 수 있도록 개별 블록에 대한 설계를 총괄·조정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1년 용인 신갈새천년단지를 개발할 때 처음으로 시도해 그 의미를 더한다. 이 제도를 통해 그동안 블록별로 개별적으로 디자인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블록은 형태적으로나 기능적으로 상호작용이 가능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도시와 건축이 통합된 디자인을 도출할 수 있는 설계 기법으로, 이후 타 기관으로 계속적으로 확대·시행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아파트 디자인에 대한 현상설계도 매우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2003년 SH공사가 시행한 서울 은평뉴타운 1기와 2기 현상설계는 우리나라 아파트 디자인에 적용된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 대표적인 예다. 총괄 계획가 그룹에서 기획한 마스터플랜을 근간으로 현상설계 당선자(2기)는 단지 중심 블록에 중정형으로 배치하고, 주동에 면한 가로변에는 생활 가로의 개념을 도입하여 주거와 상업 공간을 하나의 주동에 혼합하여 배치했다. 이를 통해 도시 공간과 주거 공간의 연결 및 용도 혼합을 통한 가로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추구할 수 있었다. 그 뿐만 아니라 주거 블록의 위치나 성격에 따라 테라스형, 타운하우스형, 캐스케이드형 등 여러 가지 주동 형식을 하나의 주거 단지에 배치함으로써 아파트 디자인에서의 혁신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케스케이드 랜드마크 주동 ©토문>

 

<생활가로변 가로경관 ©토문>

 

<블록형 주거의 내부 공간, 새로운 개념에 의해 건설된 은평뉴타운 ©토문>

 

대한주택공사(현 LH공사)는 아파트에 대한 국제 현상설계를 다채롭게 시도해 주거단지의 다양성을 꾀했다. 판교신도시와 행정중심복합도시 첫마을, 그리고 최근 서울강남지구에 대한 설계가 그것이다. 대한주택공사(현 LH공사)가 새로운 주거단지 개념의 도입을 기대하며 외국의 유명 건축가와 국내 건축설계사무소가 연합하여 응모하는 것을 조건으로 실시한 국제 현상설계는 한국의 주거 문화 혹은 주택시장에 적합하지 않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새로운 주거 형식과 다양한 주거 공간의 제공은 입주민의 생활을 풍요롭게 할 뿐 아니라 도시 공간 구조를 이루는 툴은 제공하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 볼 수 있다. ANN

 


<국제 현상공모로 건설된 강남세곡지구 아파트 ©LH>

최두호 ㈜토문건축사사무소 대표

 

 

최두호 필자는 1952년생으로 청주고등학교, 청주대학교 건축공학과, 한양대학교 도시대학원을 졸업했다. 건축사와 도시학 박사로서 대한주택공사(현 LH공사)에 근무(1977~1990)했으며, 1990년 9월 15일 ㈜토문건축사사무소를 창업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대외 활동으로는 건설교통부 중앙건설 심의위원, 서울시공공건축가 총괄계획가, 한국건축가협회 부회장, 한국도시설계학회 부회장, 한국주거학회 부회장, 한양대학교도시대학원 겸임교수 등을 역임했다.

 

<참고 문헌> * 최두호, 한기정, 아파트를 새롭게 디자인하라, auri지식총서, 2010 * 최두호, 주거단지 계획 이론의 변천과 계획 요소의 특성연구, 2007 * 김진수, 아파트 브랜드 경험 효과에 관한 연구, 한국지역개발학회 제29권 4호, 2017 * 신한우 외,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 요인 비교에 관한 연구, 한국건축시공학회, 제8권1호 * 발레리즐레조, 아파트공화국, * 최두호, 토문건축이 이야기하는 도시 주거지, 제1편 도시 주거 바라보기, 2015 * 손세관, 20세기 집합주택, 열화당, 2016

안정원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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