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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기증품이 된 ‘이건희컬렉션’ 1,488점 베일을 벗다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소장품 일만점 시대를 열고, 국민의 문화 향유 증대에 더욱 노력할 것

등록일 2021년05월12일 14시44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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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문화 향유의 기회를 높여주는 세기의 기증품 ‘이건희컬렉션’ 1,488점 베일을 벗다

회화 대다수, 조각, 공예, 드로잉, 판화 등 근현대미술사 총망라한 이건희컬렉션 1,488점,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소장품 일만점 시대를 열어, 한국 근대미술 컬렉션의 질과 양 보강으로 근대미술사 연구 심층 강화

 


이중섭, 흰소, 1953~54, 30.7x41.6cm

 

국립현대미술관이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생전 소장한 기증미술품 1,488점(1,226건)을 공개해 많은 미술애호가들과 대중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건희컬렉션’은 한국화를 비롯한 회화가 대다수를 이루며, 회화 이외에도 판화, 드로잉, 공예, 조각 등 다양하게 구성되어 근현대미술사를 망라한다. 컬렉션에는 김환기, 나혜석, 박수근, 이인성, 이중섭, 천경자 등 한국 근현대미술 대표작가의 명작들이 두루 구성되어 있으며, 모네, 샤갈, 달리, 피카소, 등 세계적인 거장들의 대표작이 포함되어 있다. 1천점 이상의 대량 기증은 처음이다. 이를 통해 국립현대미술관은 기존 소장품 8,782점에 더하여 소장품 1만점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김환기, 산울림 19-II-73#307, 1973, 264x213cm

 

이번 기증은 총 4회의 작품 실견, 수증심의회의 후 작품 반입 및 기증 확인서 발급 등 미술관의 기증 절차에 따라 진행되었다. 모든 기증 작품은 항온·항습 시설이 완비된 과천관 수장고에 안전하게 입고되었다. 기증 작품은 작품 검수, 상태 조사, 등록, 촬영, 저작권 협의 및 조사연구 등을 통해 순차적으로 미술관 누리집에 공개한다. 공식 명칭은 ‘이건희컬렉션’으로 향후 작품 기본정보에 포함되어 누리집 공개는 물론 전시, 출판 등 활용시 표기돼 평생 수집한 미술품을 국민의 품으로 보내준 고인과 유족의 정신을 기리게 된다.

구체적으로 ‘이건희컬렉션’ 총 1,488점은 한국 근현대미술 작가 238명의 작품 1,369점, 외국 근대작가 8명의 작품 119점이다. 회화 412점, 판화 371점, 한국화 296점, 드로잉 161점, 공예 136점, 조각 104점 순으로 비교적 모든 장르를 고르게 포함한다. 제작 연대별로는 1950년대까지 제작된 작품이 320여점으로 전체 기증품의 약 22%를 차지한다. 그러나 작가의 출생연도를 기준으로 할 때 1930년 이전에 출생한 이른바 ‘근대작가’의 범주에 들어가는 작가 작품 수는 약 860점에 이르러, 전체 기증품의 약 58%를 차지한다. 작가별 작품 수를 보면, 유영국 187점(회화 20점, 판화 167점)으로 가장 많고, 이중섭의 작품이 104점(회화 19점, 엽서화 43점, 은지화 27점 포함), 유강열 68점, 장욱진 60점, 이응노 56점, 박수근 33점, 변관식 25점, 권진규 24점 순이다.

 


이상범, 무릉도원도, 1922, 158.6x390cm


장욱진, 공기놀이, 1937, 65.5x80.5cm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도자기


나혜석, 화녕전작약, 1930년대, 33x23.5cm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소장품 중 근대미술 컬렉션의 질과 양을 비약적으로 도약시켰다는 점”을 이건희컬렉션 기증의 가장 큰 의의로 꼽는다. 그동안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작품 중, 1950년대 이전까지 제작된 작품은 960여 점에 불과했다. 특히, 희소가치가 높고 수집조차 어려웠던 근대기 소장품이 이번 기증으로 크게 보완되어 한국 근대미술사 연구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이건희컬렉션’ 중 특히 주목할 점으로 첫째, 김은호, 이상범, 변관식, 김기창, 박래현 등 한국화가의 ‘대표작’이 대거 기증되어 미술관의 한국화 컬렉션 질을 현격히 높여 주었다는 점이다. 이상범이 25세에 그린 청록산수화 <무릉도원도>(1922), 노수현의 대표작으로 유명한 <계산정취>(1957), 김은호의 초기 채색화 정수를 보여주는 <간성(看星)>(1927), 김기창의 5미터 대작 <군마도>(1955) 등이 이에 해당한다. 둘째, 수집예산이 적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좀처럼 구입하기 어려웠던 박수근, 장욱진, 권진규, 유영국 등 근대기 대표 작가들의 작품이 골고루 망라되어 있다. 셋째, 근대미술 희귀작이 여러 점 기증되었다. 나혜석의 진작으로 확실하여 진위평가의 기준이 되는 <화녕전작약>(1930년대), 여성 화가이자 이중섭의 스승이기도 했던 백남순의 유일한 1930년대 작품 <낙원>(1937), 총 4점밖에 전해지지 않는 김종태의 유화 중 1점인 <사내아이>(1929) 등이 이에 해당한다. 넷째, 해외 거장들의 작품이 처음으로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이 되었다는 사실도 상징적이다. 모네, 고갱, 피카소, 호안 미로, 살바도르 달리, 마르크 샤갈 등 거장의 작품들을 국내에서도 만나볼 수 있게 된다.

 


신학철, 한국근대사-종합, 1982-82, 390x130cm


김종태, 사내아이, 1929, 53x45.4cm


호안 미로(Joan Miro), 구성, 1953, 96x377cm

 

국립현대미술관은 2021년 8월 서울관을 시작으로, 2022년에는 과천, 청주 등에서 특별 전시, 상설 전시, 보이는 수장고 등을 통해 작품을 공개한다. 오는 8월, 서울관에서 열리는 《이건희컬렉션 1부: 근대명품》(가제)을 통해 한국 근현대 작품 40여 점을, 12월《이건희컬렉션 2부: 해외거장》(가제)을 통해 모네, 르누아르, 피카소 등의 작품을, 그리고 2022년 3월《이건희컬렉션 3부: 이중섭 특별전》을 통해 이중섭의 회화, 드로잉, 엽서화 104점을 선보인다. 덕수궁관은 오는 7월 개최되는 《한국미, 어제와 오늘》전에 일부 작품을 선보이고, 올해 11월 《박수근》회고전에 이건희컬렉션을 대거 선보이게 된다. 2022년 9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뮤지엄(LACMA)에서 열리는 한국 근대미술전에도 이건희컬렉션 중 일부를 선보여 수준 높은 한국 근대미술을 해외에 소개하는 기회가 마련될 것이다. 과천관에서는 이건희컬렉션과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및 아카이브의 새로운 만남을 주제로 한 《새로운 만남》을 2022년 4월과 9월에 순차 개막한다. 청주관에서는 수장과 전시를 융합한 ‘보이는 수장고’를 통해 이건희컬렉션의 대표작들을 심층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2022년 지역의 협력망미술관과 연계한 특별 순회전을 개최하여, 보다 많은 국민들이 소중한 미술자산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한다.

2022년까지 작가명, 작품명, 재료기법, 제작연도 등 작품정보 데이터 구축을 위한 기초 학술조사를 실시하고, 제작시기 및 성분 분석 등의 조사연구도 병행한다. 유족, 생존작가, 미술계 인사 등을 통해 작품관련 주요 정보 데이터도 구축한다. 기초 조사연구 완료와 함께 ‘이건희컬렉션’ 소장품 도록 발간을 시작으로 기증작의 시기별, 주제별 의미를 분석하는 학술행사를 단계적으로 추진해 다양한 연구 논문과 출판물로도 공유할 예정이다. 궁극적으로는 기증작의 미술사적 가치를 집중 조망함으로써 한국미술사 연구의 지평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한국 문화예술계 발전을 위해 평생을 수집한 미술품을 기증해주신고 이건희 회장의 유족분들께 감사드린다”며,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번 대량 기증을 통해 확보된 수준 높은 예술품으로 명실공이 미술소장품 일만점 시대를 열고, 국민의 문화 향유 증대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ANN

 

자료_ 국립현대미술관

안정원‧김용삼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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