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맨위로

2월의 설원은 뜨겁다

등록일 2019년11월03일 21시07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기사글축소 기사글확대 트위터로 보내기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2월의 설원은 뜨겁다

 

 

 


 

 

드넓은 설원을 보고만 있어도 다가오는 봄을 밀어내고 싶을 정도로 눈부시고 아름답다. 선수들의 마음이야 기록갱신의 싸움으로 금메달 사냥을 해야 하는 초접전지일 테지만 화면 가득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자기만족에 몰입하는 나는 즐겁기만 하다.

 

역대 최고의 동계올림픽으로 손꼽히는 평창동계올림픽으로 인해 2월 한달은 즐거움의 연속이었다. 오랫동안 대회를 준비하며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준 선수들의 아낌없는 투혼은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고갔다. 금메달을 따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후배 선수가 서로 끌어주고 응원해주는 모습은 스포츠를 통해 서로 하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핵 도발로 인해 세계를 극도의 긴장감을 형성하던 한반도 위기국면이 북한이 최종적으로 올림픽에 참가하면서 남북 선수단의 공동입장이 펼쳐졌고, 찬반논란에도 불구하고 가까스로 치러진 여자 아이스하키의 남북단일팀의 경기는 승패를 벗어나 우리의 가슴 뭉클하게 만들었다.

 

영감을 주는 세계적 축제의 장을 의미하며 ‘패션 커넥티드’라는 대회 슬로건을 잘 반영한 개폐막식은 한국의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상을 잘 드러내준 한편의 감동적인 증강현실기술 공연이었다. 평창올림픽을 여는 감동의 드라마는 강원지역의 어린이들이 평화의 답을 찾는 모험으로 시작한다. 어린이의 시각은 증강현실 기술로 밤하늘에 펼쳐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각석의 별자리로 향하며, 은하수와 반딧불을 지켜보는 사람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고 갔다. 단 1명이 1,218대의 드론을 사전 프로그램으로 조종해 하늘에 펼쳐 보인 올림픽 오륜기 역시 기네스북에 등재될 정도로 경이로움을 자아냈다. 특히 각종 SNS와 온라인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었던 인면조는 전통문화의 화석으로 인식되던 캐릭터를 다시 조명하는 계기가 되었다. 고구려 덕흥리 고분벽화에 나오는 사람의 머리 모양의 인면조는 하늘과 땅을 이어주며, 인간의 무한장수를 기원한다는 강한 존재감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평창동계올림픽의 화려한 공연은 3월 평창패럴림픽으로 순조롭게 이어졌다. 총 4개의 문화공연으로 구성된 개회식은 한국의 미를 유감없이 보여주었으며, ‘패션 무브스 어스’라는 주제를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를 허무는 공존의 세상을 담아내었다.

 

3월 18일 패럴림픽 개막식을 끝으로 동계올림픽의 여운은 온 세계인의 가슴 속에 깊이 남겨지게 될 것이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대한민국은 한반도의 긴장 완화 국면의 계기를 만들어낼 수 있었고, 평화 올림픽의 긍정적인 시너지를 세계에 보여줄 수 있었다. 이제 우리는 평창올림픽으로 인해 형성된 동계스포츠의 인프라를 발판삼아 올림픽경기장의 활용 방안과 평창과 강릉을 세계적인 겨울 스포츠 관광지로 키우는 계획 등 보다 실효성 있는 중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이다.

 

지난 해만해도 우리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드는 너무나도 크나큰 사건사고의 연속으로 인해 국민 대다수의 사기가 침울해 있는 현실이다. 그나마 동계올림픽 기간 내에 우리 선수가 보여주던 패기와 열정의 대한민국이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감동의 드라마였다. 앞이 잘 보이지 않던 뿌연 안개와 같은 정세 국면이 따뜻한 봄을 맞아 걷혀가고 있는 형국이다. 일부 암초가 한반도 주변 곳곳에 도사리고 있지만, 수호랑과 반다비의 힘찬 기운을 받아 형성된 모처럼 좋은 징조가 평화와 화합의 길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래본다.

 

비비안 안 발행인 겸 대표이사

 

 

안정원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올려 0 내려 0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청춘은 빛났다 (2019-11-03 21:46:30)
눈보라 속에 한 해를 날려 보냈다. (2019-11-03 20:5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