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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뫼레오그롬스달주 레우마 요정의 길(Trollstigen road)을 오르다

피오르드와 빙하박물관 여정, 지구상에서 인간이 사는 지역 중 가장 청정한 지역에서 배우는 겸손함

등록일 2023년04월01일 11시53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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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뫼레오그롬스달주 레우마 요정의 길(Trollstigen road)을 오르고, 피오르드와 빙하박물관 여정에서 신비로운 자연을 배우다

지구상에서 인간이 사는 지역 중 가장 청정한 지역에서 배우는 겸손함

 


 

Key Words ; 피오르드 마을 오따, 요정의 길, 노르웨이 뫼레오그롬스달주 레우마의 유명한 관광도로, Trollstigen Norway/ Trollstigen Kafe(트롤스티겐 휴게소), The Trolls Path Viewpoint, Trollstigen Foothill Viewpoint, Boya breen, Norwegian Glacier Museum, Geiranger fjord, Sogne fjord

 



 


 

빙하의 침식으로 만들어진 U자형 협만, 피오르드의 신비로움을 간직한 노르웨이의 자연은 이제껏 다른 여행지에서 쉽게 느껴볼 수 없던 감동 그 자체로 다가온다. 노르웨이의 피오르드를 둘러보면 왜 이곳이 지구상에서 인간이 사는 지역 중 가장 청정한 지역으로 손꼽히는 이유를 겸손한 시각으로 배우게 된다.






 

깎아지를 듯 경사진 레우마의 굽이진 협곡을 오르는 길은 너무나 험해서 흡사 요정의 사다리라는 ‘트롤스티겐 도로(Trollstigen road)’이라고 불린다. 차로 올라가면서 매순간마다 아찔함을 느끼게 만드는 신비로운 요정의 길은 11번의 지그재그 급커브로 꺾어지며 애간장을 타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트롤스티겐 도로는 1936년 개통했으며, 도로 상부에는 가파른 산비탈과 수직 경사면과 어우러진 전망대와 휴게소,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트롤스티겐을 오르는 길은 자연이 만들어낸 물길과 사람이 만들어낸 찻길이 절묘하게 한데 어우러져 묘한 풍경을 자아낸다.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여름철이라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을까. 여름 이외의 계절에는 온통 눈으로 뒤덮여 트롤스티겐 도로를 차로 오르기는 힘들다고 한다. 차로 높이 오른다는 고소공포증을 뒤로하고 막상 트롤스티겐 정상 고원에 다다르면, 넓게 펼쳐진 산책로와 계곡, 폭포를 가까이 볼 수 있는 조망시설이 사뭇 안도감을 선사한다.

 




 

1,100m 높이의 거대한 암석으로 이루어져 산악 수직 절벽에서 떨어지는 트롤베겐(Trollveggen) 폭포는 노르웨이 서부의 온달스네스(Åndalsnes) 인근의 라우마(Rauma) 마을에 자리한다. 빙하계곡으로 알려진 롬스달렌(Romsdalen)을 둘러싼 트롤리겐(Trollryggen) 봉우리의 북쪽 사면에 위치하며 레인헤이멘 국립공원(Reinheimen National Park)에 포함되어 있다. 트롤베겐의 명칭은 스칸디나비아 신화 속 거인족인 요정 트롤에서 유래하며 ‘거인의 벽’을 의미한다. 산 전체가 거대한 바위벽으로 형성된 트롤베겐은 산악인들의 등반과 베이스 점핑의 명소로도 유명하다. 스칸디나비아와 스코틀랜드의 전설에 줄곧 등장하는 트롤(troll)은 인간과 닮아 있는 요괴로, 산 속 동굴이나 허름한 오두막에서 사는 키가 크고 힘이 센 거인족이다. 북유럽 신화에 따르면, 거인의 나라라고 불리던 요툰헤임에 살던 거인들이 신들과의 전쟁에서 패한 이후 동굴에서 살아갔다고 유래한다. 트롤의 키는 4~11피트(1.2~3.3m)이며, 몸무게가 1톤이 넘으며 수명은 무려 300년에 달한다고 한다. 인간을 잡아먹는 것으로 알려진 스칸디나비아 트롤은 사람들이 잠든 백야에 나타나 마을을 배회하며, 어둑어둑한 그림자 속에서 주로 목격되기에 그 형체를 알 수 없지만 흉측한 얼굴에 바위처럼 딱딱한 피부를 지닌다.

코르텐 강판과 유리를 사용해 지어진 트롤스티겐 전망대는 자연과 환경을 중요성을 강조하는 노르웨이 건축가 라이울프 람스타드(Reiulf Ramstad)가 설계했다. 건축가는 산악 지형과 험준한 기후와 장소의 특성을 존중하며 주변과 조화를 이루며 자연을 닮아가는 건축을 선보여 방문자들의 감흥을 배가시켜 주고 있다.

 


 

내가 트롤스티겐을 방문한 7월에는 높고 바위로 뒤덮인 피오르드 산세의 맨살이 그대로 드러나 마치 어느 별의 행성에 온 듯한 신비로운 풍경을 자아낸다. 트롤스티겐 정상에 들어선 건축물은 노출콘크리트와 목재, 철판을 활용한 현대적인 모습을 반영하며 폭포와 정상으로 이어지는 산책로와 조망시설과 어우러져 걷기에 편리하다.

노르웨이 뫼레오그롬스달주에 위치한 높이 185m인 말꼬리형의 트롤폭포(Troll Flalls)는 ‘트베르달스폭포(Tverrdalsfossen)’라고 불리며 트롤스티겐 바로 옆에 있는 폭포로 완만하고 1년 내내 물이 흐른다. 트롤스티겐의 스티폭포(Stigfossen) 역시 높이 180m의 말꼬리형 3단 직하형 폭포로 이스트라천이 산비탈을 타고 트롤스티겐 바로 옆으로 쏟아져 내려 시원함을 달래준다.

 






 

노르웨이 피오르드의 꽃은 단연 가장 아름다운 피오르드로 손꼽히는 게이랑에르 피오르드(Geiranger fjord)이다. 송네(Songne), 하르당에르(Hardanger), 뤼세(Lyse) 피오르드와 함께 노르웨이의 가장 유명한 4대 피오르드로 알려져 있다.

2005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게이랑에르 피오르드는 창처럼 내륙으로 깊이 파고들어 있다는 의미로 해발고도 2000m의 험준한 산맥들 사이에 길이는 16km, 수심 300m로 신비롭게 펼쳐져 있다. 피오르드 주변의 눈 덮인 산 정상과 울창한 숲으로 가득한 갖가지 식물 생태계, 높은 산위에서 떨어지는 계단식 절벽 폭포가 자아내는 모습은 100만 년 전 빙하기에 빙식곡이 침수하여 생성된 좁고 깊은 협만인 피오르드의 절경을 흠뻑 만끽할 수 있다. 피오르드의 아름다움을 한눈에 감상하기에는 유람선을 타고 이동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유람선을 타고 가다보면 7개의 폭포 줄기가 나란히 떨어지는 시우쇠스트레 폭포, 일명 칠자매 폭포가 장관을 이루고, 맞은편에는 구혼자 폭포로 불리는 프라이아렌폭포(Friaren Waterfall)가 나타난다. 노르웨이 전설에 따르면, 모두 미혼이었던 일곱 자매가 있었는데 한 남자가 각각 자매들에게 청혼했다가 거절당했고, 남자는 자신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병의 모습으로 변했다고 전해진다.

 



 

최대 수심은 1307m에 길이 204km로 피오르드 중 수심이 가장 깊고 길은 송네 피오르드(Sogne fjord)는 전 세계에서 2번째로 긴 피오르드다. 평균 높이 1000m의 절벽에 둘러싸인 피오르드는 평균 폭이 4.5km에 달한다. 송네 피오르드의 이름은 노르웨이의 과거 행정 구역인 송(Sogn)에서 유래한다. 송네 피오라네주의 여러 지역에 가지처럼 뻗어있는 송네 피오르드 협만은 피에를란드 협만, 뤼스테르 협만 등 복합한 지형을 형성하며 내륙으로 깊게 파고들어 있다. 피오로드 정상은 하얀 눈으로 덮여 있으며, 절벽에서 떨어지는 폭포수는 마치 은색의 리본처럼 피오로드의 해면을 타고 흘러내린다.

피오르드 상류 지역은 스크욜덴과 유럽 대륙에서 가장 큰 빙하인 요스테달스브렌과 연결되어 있다. 피오르드 충적지와 단구는 작은 촌락이 산재되어 자리하며, 경작지에는 곡류와 과수가 재배되고 이동식 목축이 형성되어 목가적인 인상을 선사한다. 피오르드 마을 해변에 자리한 형형색색의 집들과 절벽 위에 떨어지는 자연 폭포가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 모은다. 송네 피오르의 지류 지역인 네뢰이 피오르드에는 회양거, 비크, 송달, 래르달, 아르달, 가우프네, 발레스트란드 등의 마을이 자연의 일원인 듯 여유 있게 들어서 있다. 상류 끝에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우르네스 통널 교회를 비롯한 목조교회 세 곳이 자리한다.

1,000m 높이의 정상에 위치한 두 번째로 긴 피오르드가 바로 하당에르 피오르드(Hardanger)이다. 피오르드는 약 1만 년 전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거대한 빙하 침식으로 인해 형성되었으며 총 길이는 179km에 달한다. 노르웨이 남서부에 위치한 항구도시 베르겐 남쪽 해안에서 하르당비에르다 고원 깊숙하게 여러 갈래로 스며들어 있는 모습은 목가적인 시골 마을과 조화된 아름다운 피오르드의 진면목을 만끽하기에 그만이다.

노르웨이 남서부 내륙의 뮈르달고원(Myrdal)에서 플롬 계곡(Flam)을 잇는 20km 길이로 이어지는 관광용 플롬 산악열차(Flambana) 역시 노르웨이의 자연을 있는 그대로 느끼게 해주기에 충분하다. 열차는 최대 기울기가 55도 이상의 경사지를 오르며 가파른 협곡을 나선형으로 가로지른다. 특히 산악열차를 타며 맛보는 철로 주변에 아름다운 산악마을과 목장, 웅장한 폭포 감상은 노르웨이 여정을 더욱 로맨틱하게 만들어 준다. 플롬 열차 여정의 중간쯤에는 효스 폭포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플롬 계곡 상단의 만년설이 녹아 형성된 레이눙가호수(Reinungavatnet)에서 떨어져 플롬셀비(Flamselvi)강을 이루며, 매년 50만명 이상이 이곳을 찾는다.

 










 

유럽 대륙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빙원을 뽐내는 노르웨이 요스테달 빙하(Jostedalsbreen)는 길이 80km, 폭 15km에 달한다. 요스테달 빙하의 한 자락이 바로 푸른 빙하로 불리는 피얼란드 뵈이야 빙하(Boya breen)다. 뵈이야 빙하는 송네 피오르드 주변에 위치하며 근처에는 빙하박물관(Norwegian Glacier Museum)이 위치한다. 좀 더 빙하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곳이 빙하와 기후변화에 관련된 자료들을 한 곳에 모아놓은 피얼란드 빙하박물관이다. 1991년 개관한 피얼란드 빙하박물관은 1997년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노르웨이 건축가 스베레 펜(Sverre Fehn, 1924~2009)이 설계한 것으로 꽤나 유명하다.

 




 

건물은 스칸디나비아의 암석과 요스테달 빙하 아래의 계곡 빙하에서 영감을 얻어 표현한 것으로 자연과 어우러지는 노출콘크리트와 유리, 목재를 활용해 다이내믹하게 구성하고 있다. 비정형의 외관을 형성하는 기울어진 외벽과 둥근 콘크리트 벽을 감싸듯 이어지며 경사진 삼각형의 내외부를 관통하는 다이내믹한 창, 입구의 기다란 캐노피 구조 등은 건물 자체가 하나의 작품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박물관 내부에서는 빙하와 피오르드의 생성 과정과 자연과 조화로운 삶을 추구한 인간의 노력, 빙하를 이용한 수력발전으로 에너지를 얻는 과정, 5300년에 살았던 얼음 인간 외치, 실제 빙하 등이 자세한 사진과 설명을 담은 전시 스토리 보드와 모형, 3D 영상을 통해 설명해준다. 특히 빙하의 비밀을 알고 싶어 하는 4명의 탐험대가 겪어보는 생동감 있는 영상은 빙하의 아름다운 모습을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아직도 나는 빙하박물관에서 만져본 차가운 빙하의 서늘한 기운이 손끝의 여운을 떠나지 않는다. ANN

 


 

안정원 에이앤뉴스 발행인 겸 대표이사,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사진_ 에이앤뉴스 ANN, 저작권자 © ANN 에이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출처 : 에이앤뉴스 AN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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