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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목천 강연의 두 번째 흥미진진한 작품집 속으로 ‘트로피컬 스페이스 H&P 아키텍츠’

등록일 2023년09월03일 11시57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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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목천 강연의 두 번째 작품집 ‘트로피컬 스페이스 H&P 아키텍츠를 파헤치다’

“망각과 상실을 일깨우는 베트남 건축”, 베트남은 도시화와 기후 위기라는 두 가지 주제가 교차하기에 전 세계에 교훈이 될 만한 혁신적 시너지를 창출

 

 


 

‘트로피컬 스페이스 H&P 아키텍츠’는 지역 건축계와 세계 건축계의 소통을 목표로 진행하는 서울대-목천 강연의 두 번째 작품집이다.

“베트남은 동아시아 어느 나라보다도 긴 ‘벽돌조의 근대’ 시기를 가진 나라다. 상대적으로 약한 목조건축의 전통과 상대적으로 강한 벽돌의 전통, 그리고 긴 벽돌조의 근대 시기와 긴 전쟁의 기간, 이들이 모여 베트남 건축의 역사적 경관을 만든다. 그들에게 역사는 지워지기 쉽고 새롭게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었다면, 기후와 풍토는 언제까지나 안고 가야 하는 숙명과 같다.” <전봉희>

책의 프롤로그는 베트남의 전반적 역사를 훑으며 역사와 기후 그리고 건축과의 상관관계를 설명하면서 시작한다. 베트남 건축의 보편적인 이야기에서 시작해 트로피컬 스페이스와 H&P 아키텍츠를 비교·분석하고 트로피컬 스페이스와 H&P 아키텍츠의 작품을 글과 사진, 도면, 스케치의 방식으로 소개한다.

에이탄 피치맨은 본문에서 “전 세계 도시는 경관 녹화를 통해 기후 위기에 대처할 방법을 모색하고 도시 생활의 익명성 속에서 공동체를 조성하고자 하는데, 이때 농부의 지식과 비슷한 무언가를 도입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베트남은 도시화와 기후 위기라는 두 가지 주제가 교차하기에 전 세계에 교훈이 될 만한 혁신적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응우옌 하이 롱과 쩐 티 응우 응온은 “열대기후의 건축은 본질적으로 햇빛, 비, 바람, 습도 같은 환경 요인과 관련된다”며 “열대지역에서는 자연을 집 안으로 끌어들이고 환경의 역동적 변화와 공존하며 자연을 존중하고, 우리는 사람들이 환경과 지역사회에 관해 책임을 공유하고 행동하고 반응하는 생활공간을 조성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에세이와 크리틱에서는 여러 명의 건축가와 교수들이ㅣ 두 건축가의 철학과 가치를 짚어본다.

서울대학교 백진 교수는 크리틱에서 “트로피컬 스페이스의 작품은 아직은 미흡한 경제력과 기술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만들어지는 타협책이 아니다”며 “토포그래피, 기후, 삶의 패턴 사이의 관계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기반으로 만들어지고 있다”고 비평한다. 또한 백진 교수 “풍토, 에토스 그리고 건축 사이의 연결고리를 끊어내는 것은 20세기 서구와 한국이 걸어왔던 길이다”라며 “트로피컬 스페이스는 원시적인 건축이 아니라 기후와 윤리가 묶이는 시원의 건축을 상상하게 하기 때문에 이 길에서 벗어나 다른 길로 걸어 들어갈 수 있는 전망을 열어주고 있다”고 설명을 덧붙인다.

서울대학교 서현 교수는 “동굴형 건축과 풍선형 건축은 필자가 기후 조건에 따라 갈래 지은 건축 이분법이다”며 “단열이 필요 없이 외기 순환으로 실내 기후 조정이 가능하다면 동굴형 건축이라 간주하고, 반대로 빈틈없이 단열하고 외기 순환을 차단해야 한다면 풍선형 건축이라 부른다”고 비평한다. 트로피컬 스페이스와 H&P 아키텍츠 역시 베트남 근대건축의 첫 세대로, 베트남만의 건축을 고민하며 실천해오고 있다. 서현의 표현에 따르면, 그들의 작업은 유럽과 미국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운 “부채 의식 없는 건축”이다. “주어진 문제를 풀어내는 가장 직설적 제안, 선입견 없이 문제를 향해 직진하는 결론, 외부에서 수입된 문화적 부채 의식이 없는 건축”이라는 것이 서현 교수가 H&P 아키텍츠에 대해 설명한 것이다.

 




 

기후 위기와 도시화로 인한 공동체 붕괴는 전 세계가 맞닥뜨린 문제인 것만은 분명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책 속의 베트남 두 건축가는 어떻게 자신의 작업을 통해 기여를 해나갈 수 있을까? 고민한다. “건물을 밀폐하여 에어컨과 같은 기술과 연대해 ‘기후를 지우는’ 대신, 오히려 밖으로 열어젖힌다. 바람길을 만드는 것은 자연 환기만을 위함이 아니다. 틈을 통한 시선의 교환, 소리, 동선 등 사람 사이의 관계와도 맞물린다.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가 잊고 있던 혹은 잃었던 시원(始原)의 건축을 다시금 상상해보게 할 것이다.

트로피컬 스페이스는 건축가 응우옌 하이 롱과 쩐 티 응우 응온이 2011년에 설립했다. 응우옌 하이 롱은 호찌민 건축대학교에서 2001년 건축학 학사과정을 마친 후 2008년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쩐 티 응우 응온은 2003년 호찌민 건축대학교에서 학사학위를 취득했다. 열대 환경에서 살아가는 두 건축가는 건축이 주변 환경과 인간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깨닫고, 작품을 통해 이러한 철학을 전파한다. 모든 프로젝트는 지역 기후에 대한 대응과 기후변화의 영향을 완화하는 것에서 시작되며, 디자인은 조각적이고 단순한 형태에서 영감을 받고 있다.

도안 타인 하와 그의 동료 쩐 응옥 프엉은 2009년에 H&P 아키텍츠를 함께 설립했다. 도안 타인 하는 1997년부터 2002년까지 하노이 건축대학교에서 건축을 전공했으며 2007년에 석사학위를 받았다. 2015년부터는 국제건축공모전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해오고 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꾸준히 국제건축가연맹(UIA)이 후원하는 다양한 상을 받았다. 또한 2015년, 2016년, 2019년 세 차례에 걸쳐 아시아 건축사 협의회(ARCASIA) 건축상 금메달을 수상했다.

 

이 책을 기획한 전봉희는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로 동 대학교 건축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했다. 2003~2004년 하버드-옌칭연구소 방문연구원과 2010~2011년 풀브라이트 방문연구원(U.C. 버클리대학교)을 지냈으며 『3칸×3칸-한국건축의 유형학적 접근』, 『한옥과 한국 주택의 역사』, 『나무, 돌, 그리고 한국 건축 문명』 등 한국과 동아시아의 건축 문화에 관한 저서를 다수 펴냈다. 조항만은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와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건축대학원에서 수학했다. 경영위치 건축사사무소, 아이아크 건축사사무소, 뉴욕의 그린버그패로우 아키텍처에서 실무를 거친 후, 뉴욕 H 아키텍처의 설립에 참여해 디자인을 총괄했다. 2013년부터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서지영과 함께 탈건축의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존홍은 서울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며 디자인 랩 ‘프로젝트 : 아키텍쳐’를 이끄는 건축가다. 그의 작업은 건축계획과 도시계획을 연결하며 도면, 재료, 이론, 컴퓨터 연산 등의 매체를 통합하는 데 중점을 둔다. AIA 건축상을 15차례 수상했으며, 대표작들은 2014년과 2016년 베니스비엔날레 같은 국제 전시나 「아키텍처럴 레코드」, 「뉴요커」, 「아키텍처럴 리뷰」 등 주요 매체를 통해 소개됐다. 하버드대학교 디자인대학원에서 건축학 석사를 취득했으며, 동 대학원에서 조교수로 2007년부터 2014년까지 재직한 바 있다. 최춘웅은 서울에서 활동 중인 건축가다. 2008년 광주비엔날레와 2010년 서울미디어아트 비엔날레에서 공간 디자이너로 활동했고, 〈플랫폼 서울 2009: 플랫폼 인 기무사〉(기무사, 2009), 〈플레이타임〉(문화역서울284, 2012), 〈탁월한 협업자들〉(일민미술관, 2013), 〈아트선재 공간 프로젝트〉(아트선재, 2014), 〈보이드〉(국립현대미술관 서울, 2016) 등의 전시에 참여했다. U.C.버클리대학교와 하버드대학교에서 공부한 후 미국과 스페인을 거쳐 2007년부터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글을 쓴 에이탄 피치맨은 하버드대학교에서 건축학과 교육학 학위를 취득한 건축가이자 교육자다. 미국 북동부에서 대부분의 경력을 쌓았고, 실무 건축가로 일하면서 보스턴 건축대학교, 로드아일랜드 디자인스쿨, 로저 윌리엄스 대학교에서 설계를 가르쳤다. 학창 시절부터 동아시아에 대한 관심을 가졌으며 2010년부터 베트남인 아내와 함께 하이퐁에서 살고 있다. 처음에는 작은 금속 가공 마을에서, 그 이후에는 과거 프렌치 쿼터 지역의 주택가 골목에 있는 집을 직접 고쳐서 지내는 중이다. 2011년부터 하노이 건축대학교에서 강의를 하며 교육과정 개발에 대한 컨설팅도 제공하고 있다. 사회 및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중시하고 이들 사이에 잠재된 시너지 효과에서 영감을 얻는다. 백진은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예일대학교에서 건축학 석사학위를,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건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와 도쿄대학교 등에서 교편을 잡았고 현재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Nothingness: Tadao Ando’s Christian Sacred Space』와 『건축과 기후윤리』 등이 있고, 다양한 저널(「ARQ」, 「JAE」) 등에 건축 역사 및 이론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다. 서현은 서울대학교 건축학교 교수로서 건축설계와 건축이론이 전공이다.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와 뉴욕 컬럼비아대학교 건축대학원을 졸업했다. 미국과 한국에서 실무를 한 후 한양대학교를 거쳐 2019년에 부임했다. 여러 권의 건축 서적을 발간했으며 신문에 기고를 하고 있다. 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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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엮음 전봉희, 조항만, 존 홍, 최춘웅, 발행 공간서가

안정원‧김용삼‧손세진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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