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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잡지로 만나는 ‘식민지 조선’의 모던 분투기, ‘라이더, 경성을 누비다’

김기철의 경성 거리를 누비다, 갑작스럽게 근대를 맞닥뜨린 조선인의 일상과 나라를 빼앗긴 조선인의 분투 확인

등록일 2023년10월05일 13시24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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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잡지로 만나는 ‘식민지 조선’의 모던 분투기, ‘라이더, 경성을 누비다’

‘배달의 민족’ 원조 라이더, 김기철의 경성 거리를 누비다,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람의 삶과 욕망의 본질이 비슷함을 만날 수 있어, 갑작스럽게 근대를 맞닥뜨린 조선인의 일상과 나라를 빼앗긴 조선인의 분투 확인

 


 

모던이 만난 풍경, 배달의 민족’ 원조 라이더, 경성 거리를 누비다로 시작하는 이 책은 식민지 상황에서 ‘근대’라는 시기를 맞닥뜨린 100년 전 조선의 삶, 욕망과 관심, 사회와 문화 등을 당시 신문과 잡지의 기사로 써 내려간다.

책의 내용에서 잘 알 수 있듯 우리가 알고 있는 100년 전 도시 풍경은 ‘전차가 분주히 거리를 지나고, 도쿄와 경성을 잇는 비행기 노선이 생기고, 모던 보이와 모던 걸이 카페와 서점을 순례하고,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람들의 환호와 한숨이 교차하는’ 조선을 묘사하고 있다. 이렇듯 이 책은 식민지 조선의 신문과 잡지를 통해 ‘이정표 없는 황량한 들판에서 문학과 예술을 일으켜 세우고, 스포츠로 식민지 조선의 자존심을 달래며, 조선의 독립과 해방을 위해 상해와 중경, 만주와 미국, 유럽을 돌아다닌’ 조선인을 저자 특유의 필체로 실감나게 돌아본다.

조선일보에서 사료연구실장 겸 문화부 학술전문기자로 근무하는 저자 김기철의 이력에서 알 수 있듯 그는 100년 전 신문, 잡지를 밑천 삼아 조선닷컴에 ‘모던 경성’을 연재하고 있다.

“신문과 잡지가 쏟아낸 사람들의 동경과 욕망은 주식과 황금만이 아니었다. ‘탕남음녀의 마굴’로 손가락질 받은 아파트, 은행 빚 얻어 장만한 그래서 곧 무너질 모래 위의 성과 같은 것으로 비난받은 문화주택이지만 한편에서는 그곳에 살기를 꿈꾼 사람들의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피아노, 유성기, 라디오, 35전짜리 화신 백화점 런치 세트 등은 모던의 시기에 만난 선망의 대상이었다. 100년 전 ‘모던’을 처음 경험했던 조선인이 가졌을 기호, 동경과 욕망, 환호와 한숨은 요즘 우리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100년 전, 조선이 갑작스럽게 맞닥뜨린 근대를 이해하는 방식은 다양했다. 1922년, 청년 문사와 사귀다 결별을 한 강향란이 단발을 하자 그는 유명 인사가 됐다. 1920년대 신문과 잡지는 앞다퉈 ‘단발 찬반 논쟁’을 다뤘다. 단발은 “무분별한 서양 문화 수입”이었고 “허영심의 발로”였으며 사회적 스캔들이었다. 하지만 1930년대 후반 ‘어느새 여학교의 교복과 같이 취급’될 정도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식민지 조선의 인구가 약 2000만 명이던 시절, 경성에서는 ‘산아제한’을 둘러싼 토론회가 수시로 열렸고 신문은 이를 소개했다. 1920~30년대 세계적인 이슈였던 맬서스주의와 우생학, 여성 권익 향상에 대한 관심 등은 조선을 비켜 가지 않았다. 여성 단발과 산아 제한 논쟁은 불과 그때보다 10여 년 전인 1910년대까지만 해도 조선인의 관념으로는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었다.”

책 속에서 “100년 전은 ‘닫힌 제국’에서 ‘열린 세계’로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간 ‘출국열’의 시대이기도 했다. 1928년, 거의 100년이 지난 지금도 유학생이 드문 스웨덴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최영숙을 소개한 신문은 “그가 고국에 돌아오는 날은 반드시 한 줄기 희망의 불이 비칠 것”이라는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1909년, 여권도 없이 미국으로 건너간 김동성은 “구두닦이에게도 상류층 사람이나 백만장자만큼의 자유가 있다”는 미국 관찰기를 출간했고, 1937년부터 1940년까지 미국과 유럽은 물론 남미까지 공연을 다닌 무용가 최승희의 동정은 수시로 신문과 잡지에 소개됐다.”

“남편과 함께 1년 반이라는 긴 시간 세계 일주 여행에 나선 나혜석, 중국으로 건너가 비행술을 배워 독립운동에 뛰어든 최초 여성 비행사 권기옥, 서른을 눈앞에 둔 나이로 제국대학의 조선 첫 여성 유학생이 된 신의경 등 기존의 관념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새로운 여성의 모습이 등장한 것도 모두 이맘때였다. 조선을 떠나 새로운 세상을 경험한 그들의 이야기는 이 책이 독자들에게 선사하는 여러 미덕 가운데 하나다.”

책 속에서 알 수 있듯 독자는 식민지 조선의 신문과 잡지를 통해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람의 삶과 욕망의 본질이 비슷함을 만날 수 있게 된다. 그 속에서 갑작스럽게 근대를 맞닥뜨린 조선인의 일상과 나라를 빼앗긴 조선인의 분투를 확인할 수 있다. ANN

 

김기철 저자

자료_ 시공사

 

안정원‧김용삼‧손세진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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